요령잡이 봄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- 전미소 -

급하게 떠날 채비하는구나

지난여름에게 꾸어 온

장마비마냥 세차게 후려친다

호된 죽비 소리에 후둑 후두둑

젖은 봄날이 간다

아파트 주차장에 세워 둔 내 자동차

비에 젖고 있는 벚꽃 잎들

화려한 열명길 놓으려

비늘구멍만 한 마지막 숨결 놓아버렸나

간밤 꿈에 뵌 외할머니

아주까리기름 발라 빗어 넘긴 쪽진 머리가

꽃상여 그늘에 얼비치는구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