하얀 거짓말

어릴때 불주사 하나도 안 아프다는

호랑이 양호 선생님 말씀에 속았고

풋사랑 우리 영원히 가자던 청춘의 날들에 속고

고생 안 시키고 손에 물 한 방울

안 묻히게 해 주겠다는 결혼 전 남편 말에 속고

아들 성적표 나온 날

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그 말에 알면서도 속는다

손바닥 그늘 한 자락 없는 오뉴월 땡볕 인생길

소나기 한 번 없이 걸어 가는 길에

조금 더 참고 기다려 보라!

는 남편 말에 다시 속아 주고

살다 보면 쨍! 하고 해 뜰 날 있다는

아이들 유행가에 짐짓 또 한 번 속는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