네 이놈. 화무십일홍이라니

 

 

학교 앞에서 둘째딸 기다리고 서 있는데

슈퍼 할아버지 엄지로 콧구멍 하나 막더니

팽! 시원스레 코를 푼다

 

코하나 푸는 것도 손 가는데

손 안 대고 코 풀 궁리하며

얼마나 많든 밤을 뒤척여 왔나

 

발 빠른 사람들

땅이다 아파트다 주식이;다

인생 한 방이다 외칠때

황새 뒤 꽁무니에서 뱁새 걸음으로

쫓아가기도 버거웠지, 나는

 

세상살이 따지고 보면

일장춘몽이오 화무십일홍이라더니

이제 나의 해도 중천을 넘고 있으니

쉬엄쉬엄 서쪽으로 거북이걸음 걷다 보면

너도 나도 저무는 석류알 석양 길 만나겠지