세상은 공사 중!

 

1

이사 오던 날부터 시작된 집 앞 재개발 공사

몇날 며칠을 된장찌개 배어 있는 함바집 때려 부순다고

왕먼지 검뿌옇게 날려 댄다

오늘은 고릴라 이마 돌덩이 깨부순다고 돼지 멱따는 소리

기계음이 온 동네 고요를 꿀꺽꿀꺽 집어 삼킨다

 

생각이 드는 나이가 될 때쯤부터

내 마음 한복판에도 지상 위에도 끝없는 공사가 현재 진행형이다

 

2

- 더 큰 집으로 이사할까?

아님, 집 허물고 새집을 지어 볼까?

남편 모르게 모아 둔 잔돈푼

이자라도 받아 불려 볼까 조용한 방에 혼자 뒤돌아 앉아

침 발라 가며 세고 또 센다 돈, 돈을!

 

태어나면서부터 저승 차표 예매해 놓고 사는 우리들

훗날 저승 비행기 탑승 수속할 때

괴나리봇짐 한 개라도 등에 못 지고 가는 길

 

파랑새 꿈 준공식은 해도 완공식은 끝내 하지 못한다

여기저기 공사장 잔해만이 널브러져 있으니

 

세상 곳곳이 날마다 시끄러울 수밖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