까스명수 그리움

 

배고픈 참에 얼려 놓은 인절미

몇 개 구워 조청에 찍어 먹네

빈속에 하나둘 집어넣으니

속을 불갈퀴로 훑어 내린다

 

어릴 때

간식이라는 게 뭐 있었나

미역 행상 할아버지가 쥐어 준 마른 미역귀에

단단히 탈이 났었지

 

내가 갑자기 자불자불 깔아지고

눈이 홀라당 뒤집어졌다네

아이가 축 처져 다 죽게 되니

엄마가 들쳐 입고 명륜 시장거리 미친 듯이 날뛰었다지

약국으로, 침쟁이 할아버지한테로

 

아직도 소화제를 달고 살지만

급한 마음에 또 너를 밀어 넣었나보다

내 마음 한편에 까스명수 활명수로도

내려가지 않는 미역귀보다 질긴

 

나를 향한 오랜 그리움이 아직도

턱! 버티고 있으니